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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번아웃과 자살률 증가, 숫자 뒤에 숨은 구조적 피로

📑 목차

    청년 3명 중 1명이 번아웃을 경험하고 자살률이 2년 연속 증가했다. 국가 통계에 나타난 숫자를 넘어, 왜 일하고 있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분석한다.

    1️⃣  숫자는 늘 있었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청년의 삶이 팍팍해졌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청년 관련 통계를 들여다보며 묘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단순히 “힘들다”는 감정의 호소가 아니라, 삶의 피로가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가 숫자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청년 10명 중 3명이 번아웃을 경험했다는 수치는 충격적이지만, 더 눈길이 가는 부분은 번아웃의 이유다. 가장 큰 원인이 ‘진로 불안’이라는 점은, 개인의 체력이나 정신력 문제가 아니라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사람을 소진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사람을 소진시키고 있음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 자체가 청년의 삶을 소진

    2️⃣  일하고 있는데도 불안한 세대

    겉으로 보면 모순처럼 보이는 지점이 있다. 청년 고용률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는데, 정작 청년들은 이전보다 더 불안해하고 있다. 이는 ‘일자리가 있느냐’보다  ‘그 일이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느냐’ 가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특히 30대 초반에서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고 자살률은 가장 높게 나타난 점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시기는 사회에 완전히 진입해 책임이 늘어나는 시기다. 결혼, 주거, 부모 부양, 미래 준비가 동시에 몰려온다. 하지만 소득과 안정성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일은 하고 있지만, 삶의 방향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

    3️⃣  좋아진 지표가 가려버린 현실

    청년 가구의 중위소득이 늘고 빈곤율이 낮아졌다는 통계는 얼핏 희망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이 크게 늘었고, 그 결과 소득과 생활 수준이 ‘공동 생활 기준’으로 계산되었다는 점이다.

     

    반면 주거 환경을 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고시원이나 숙박업소 등 주택이 아닌 공간에서 사는 청년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즉, 통계는 개선되었지만 체감 현실은 나빠진 상태다. 숫자가 삶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구간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통계는 개선되었지만 체감 현실은 나빠진 상태
    통계는 개선되었지만 체감 현실은 나빠진 상태

    4️⃣  신뢰가 무너질 때, 번아웃은 가속된다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지표는 ‘신뢰’다.
    청년층의 타인에 대한 신뢰와 사회가 공정하다는 인식은 지난 10년간 크게 하락했다. 노력하면 계층을 이동할 수 있다고 믿는 비율도 30%를 넘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번아웃은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무력감의 문제가 된다. 아무리 애써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감각은 사람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번아웃과 자살률이 동시에 상승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개인 상담이나 휴식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5️⃣  이쌈바 삶 조율 노트

    청년의 번아웃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사회가 미래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솔직한 지표다.

     

    우리 세대 역시 힘든 시절을 겪었지만, 적어도 ‘조금만 더 버티면 나아질 수 있다’는 감각은 있었다. 지금 청년들이 느끼는 피로는 다르다. 방향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의 버팀은 소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삶을 조율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더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가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 인식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 이 글은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② 왜 30대 초반이 가장 취약한 구간이 되었는가 → https://essamba329.tistory.com/94

    ③ 중장년 세대가 이 통계에서 읽어야 할 경고     → https://essamba329.tistory.com/95